Plastic Aquarium

Plastic Aquarium

플라스틱 아쿠아리움 Plastic Aquarium

5학년 건축설계스튜디오 7+8 졸업설계 프로젝트
Architectural Design Studio 7+8 Graduation Work
서현 스튜디오

건축을 구축할 수 있는 재료는 목재, 석재, 강재 등 다양한 재료들이 있지만 실상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콘크리트 건물들뿐이다. 다른 재료들도 분명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잠재성과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적 • 사회적 이유를 포함해 다른 여러 이유로 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건축은 무엇으로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때문에 건축을 이루는 재료에서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플라스틱을 재료로 한 건축을 주제로 하였다.

 

건축에 있어서 플라스틱을 재료로서 사용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마감재로서 플라스틱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주재료로서의 플라스틱은 아직 도입되기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재료로서 플라스틱은 몇 가지의 큰 장점이 있다. 가볍다는 것, 투명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물에 의해 산화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성형성이 좋다는 점 등이다. 특히 다른 재료들이 물에 취약하고, 성형성이 좋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플라스틱은 건축재료로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기존의 아쿠아리움에서도 플라스틱은 쓰지 않을 수 없는 재료였다. 유리로는 물이 밀어내는 힘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아쿠아리움에는 두꺼운 아크릴이 주로 사용되었다. 아크릴은 그 두께가 60CM에 이르기까지 두꺼워졌고 그에 따라 거대한 수조를 만들 수 있었다. 더군다나 그 형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아크릴의 큰 장점 중 하나였다.
만약 아쿠아리움이 모두 플라스틱으로 지어지면 어떻게 될까? 수조뿐만이 아니라 사람이 다니는 공간까지 모두 플라스틱으로 지어질 수는 없는 것일까? 플라스틱의 장점은 바로 아쿠아리움에서 극대화될 수 있지 않을까?

 

아쿠아리움은, 사람에게 낯선 환경인 바다 속을 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신기함을 느끼기 위해 찾는 공간이다. 하지만 직접 여러 아쿠아리움을 방문해보니, 복잡해 보이는 동선과는 다르게 뜯어보면 아주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원래의 건물 구조에서 그 위에 수조를 올려놓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사람은 네모난 수조 안에 갇힌 물고기를 관찰하게 된다. 신기함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아쿠아리움은 보다 더 바다와 닮은 방식으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 각했다. 기존에 사람이 사용하는 건물의 구성 방식을 탈피하고, 사람이 관찰자가 아니라 바다 속에 사는 수중 생물들이 주인인 곳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관찰 당하는, 그러니까 사람과 물고기 사이의 위계가 전복되어야 가장 바다와 같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 아쿠아리움의 수조 속 물고기들의 움직임은 아주 단순하다. 가장 긴 동선을 찾아 끝에서 끝으로 계속 움직인다. 수조 안이 좁은 것이다. 하지만 바다에서라면, 물고기들은 좌우상하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터였다. 그래서 플라스틱 아쿠아리움에서는 수중 생물들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구조를 고안하고자 했다.
 

 

플라스틱 아쿠아리움에서는 특정 어류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그것은 판새아강이라는 종류이고 그것은 수중 생물을 활동량으로 나누었을 때, 가장 활동을 많이 하는 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물고기와 다르게 아가미가 움직이지 않아서, 숨을 쉬기 위해서는 평생 헤엄을 쳐야 하는 종류다.
많은 판새아강 종류의 물고기들은 한정된 수조 안에서 갇혀있어 끝에서 끝까지 반복하여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플라스틱 아쿠아리움에서는 이 활동량이 가장 큰 어류들이 한정된 공간 안에 있다고 하더라도, 무한한 동선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고안된 하나의 수조 모듈은 이것이다. 끝이 연결되어 무한한 동선을 제공할 수 있고, 간단한 형태이지만 그것이 중첩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수조의 모듈을 만들 때 또 하나 고민한 것은 바로 이것이 쪼개져서 조립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인데, 운반을 위해서도 그 렇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원의 일부인 호 형태의 두 종류의 파이프가 연결되면서 다음 과 같은 형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들이 두 꼭지점에서 서로 엮이면서 중첩되는데, 처음엔 간단한 원리로 시작된 수조들이 복잡하게 묶이면서 이 안을 돌아다 니게 되는 사람들은 그 구조를 파악하기가 힘들게 된다. 이것은 모두 아쿠아리움이 그 신기함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안 절벽에 위치하게 되는 아쿠아리움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더욱 더 극명히 보이게 한다.
제주도는 한국에서 가장 환상을 느끼기 위해 적합한 장소로서, 관광객이 많고 자연환경이 뛰어나 아쿠아리움과 같은 프로그램이 들어가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가볍고, 물에 산화되지 않은 재료인 플라스틱으로 지어질 것이기 때문에, 바다에 부식될 걱정이 없이 바다 속으로까지 진입할 수 있는 건축물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하였다.

 

마치 꼬인 매듭과 같은 형태를 한 하나의 수조는 두 종류의 아크릴 파이프를 연결하여 만들어지며, 두 개의 수조는 두 부분에서 꼬이며 연결되어 총 8개의 수조가 묶인다. 관람하는 사람들은 수직 이동이 없는 완벽한 평면 안에서 여러 수조를 따로 또 함게 볼 수 있는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
사람들은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는 아크릴 파이프를 통해 수조와 바다를 동시에 바라 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해양 생물 또한 실제 바다와는 또 다르게, 여러 환경에서 사는 해양 생물들을 한꺼번에 겹쳐서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면도 상에서는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아쿠아리움의 모습을 조금 더 확연히 볼 수 있다. 여러 수조가 겹쳐져 있지만, 사람들의 이동은 모두 한 평면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것은 해양 생물들이 높이 차에 상관없이 쉽게 이동하는 것과는 달리 사람은 평면 상에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해양 생물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사람들이 관람하는 공간은 그 크기도, 형태도 다르게 이루어진다. 기존의 바다와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을 한 곳에서 한 눈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눈에, 여러 레이어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어 색다른 관람을 유도한다. 제주의 바다 속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에, 제주도의 바다 환경을 곧이 곧대로 느낄 수 있으며, 아쿠아리움을 통해서 여러 레저 활동과의 연계가 가능하다.
기존의 아쿠아리움 관람 시 시야가 오직 수조, 그러니까 정면 또는 하부를 향했던 것과는 달리 플라스틱 아쿠아리움은 아쿠아리움 전체가 모두 수조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관람이 제한되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바닥으로도, 천장으로도, 그 어느 곳으로도 해양 생물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마치 바다 속에 정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사람이 본래 생활할 수 없는 환경에 놓임으로써 신기함을 느끼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사람들은 아쿠아리움을 찾게 된다.

 

아쿠아리움[aquarium]은 물을 뜻하는 ‘아쿠아[aqua]’와 살아있는 동물을 담는 조그만 용기를 뜻하는 ‘비바리움[vivarium]’의 합성어로서, 물 속에 사는 생물을 담아 사육하는 용기나 시설을 이른다. 1853년 처음 영국 런던동물원에서 문을 열고, 파리 박람회를 거쳐 세계 2차 대전 이후 수중생물 사육전시 기술 및 설비 기술의 발달과 함께 세계 각 국으로 퍼져나갔다. 아쿠아리움은 미지의 공간인 바다를 동경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아쿠아리움을 찾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인 바다를 신기해하고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다. 그러나 아쿠아리움 이 처음 생긴지 150여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아쿠아리움은 수중에 사는 생물들을 일방적으로 수조에 담아 사람들로 하여금 관람하게 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아쿠아리움이 바다를 경험하며 신기함을 느끼기 위해 찾는 공간이라면, 기존의 건물 속에 수조를 가져다 놓은 구조에서 탈피하여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 아니라 물고기에게 익숙하고, 바다를 닮아 사람에게는 낯선 공간이어야 하고, 사람이 아니라 물고기가 오히려 관찰자가 되고 사람이 관람되는 위계의 전복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수중 생물 중에서도 활동량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는 특정 어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상어와 가오리 등 판새아강이라 일컬어지는 일부 물고기들은 아가미가 움직이지 않아 스스로 헤엄을 쳐야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에 바다 속에서 죽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헤엄친다. 플라스틱 아 쿠아리움은 유한하고 한정된 공간의 경계 안에서 무한의 동선을 제공하며, 순환되는 시스템을 가진 수조의 중첩으로 바다와 같은 환경을 재현하고, 사람들은 그러한 낯선 구조의 공간을 미처 모두 파악하지 못한 채로 아쿠아리움을 즐기게 될 것이다. 편하고 익숙하고 쉽게 파악되는 것들은 쉽게 그 신기함을 잃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아쿠아리움은 건축 재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건축 재료에게는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을까? 왜 우리 주변에서는 콘크리트 건물밖에 볼 수 없을까? 이러한 물음들에서 시작되어, 플라스틱이라는 재료로 시작하여 아쿠아리움까지 왔다.
아쿠아리움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꼭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굳이 발견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제국시대에 사람들에게 나라의 부유함과 기술의 발전을 공공연하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던 수족관은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서, 교육의 차원에서 이용되곤 한다.
이러한 두 가지의 자유로운 요소가 합쳐진 플라스틱 아쿠아리움은 사실 제약이 없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법칙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주요했다. 모든 해양 생물을 다 보여줄 생각을 버리자, 조금 더 깨끗하게 정리될 수 있었다. 판새아강이라는 물고기 종류는 인간과 물고기의 차이점을 아주 극명히 보여줄 수 있는 종류라서 더 좋았다. 그로 인해 끊임 없는 순환구조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사실 본 프로젝트에서 제시하는 구조가 딱 하나뿐인 정답은 아니다. 프로젝트에서 끌고 오고 있는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다른 형태의 수족관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다 속에서도, 육지 위에서도 존재할 수 있으며 더 간단해질 수도,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가능성은 열려있고, 변화는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은 마치 플라스틱 재료의 특성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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