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에 대하여

느림에 대하여

느림에 대하여

2학년 건축설계스튜디오 1
Architectural Design Studio 1
권인영 스튜디오

 

구축적 관점에서 건축의 기본요소를 다루어 기능적 공간을 구성하는 방법과 건축적 공간 문맥을 공간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형태와 배경과의 관계, Void 와 Solid 의 관계, 인간의 스케일과 공간의 스케일과의 관계와 같은 기본적인 건축 공간 디자인의 어휘 숙지에 주목한다.

건축물에는 외피로 이루어진 울타리와 Void 와 Solid 로 이루어진 장소가 존재하고, 그를 지배하고 실현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이러한 건축적 요소들이 생산해낸 ‘공간’들은 단지 물리적 차운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레이어인 시간적 차원과 맞물리면서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관념적 관계형성 등을 발화하여 끊임없이 진화한다. 그리고, 공간을 디자인하는 행위는 각각의 공간을 단순히 정렬하는 것이 아니라 주된 개념을 가지고 각각의 공간의 기능과 사용자의 행위를 고려하여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명제에 근거를 두고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Cartesian Space

- 12,000 x 4,500 x 4,500 의 제한공간에 1인을 위한 다음 공간들을 디자인
- 앉아서 사용하는 공간, 서서 사용하는 공간, 누워서 사용하는 공간이 가능한 공간
- 다른 레벨이 포함된 공간으로 하되 수직 동선은 배제
- 주어진 판재 크기의 부재만을 사용, 개수 제한 없음
- 곡선 제작시 부재들을 휘거나 겹쳐 사용 가능
- 부재들의 사용은 600 x 600 모듈의 3차원 데카르트 좌표 기준
- 모든 치수들은 중심선을 기준으로 함

 

정기용 건축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사저를 지을 때, 이렇게 말했다.
“불편하게 사셔야 합니다.

"You have to live 'uncomfortably'", the Architect Jung Gi Yong said when he was designing the house of President No Mu Hyun.

- 책의 시간은 번민하는 시간이며, 독서의 느린 진척은 기분 좋은 고민이다.
- 빛은 시간의 평온한 움직임을 묫하고 우리로 하여금 현실의 시간에서 상상의 느릿한 운동을 향해 이끄는 독서로 표류하는 순간을 감내하게 한다.
- 시간은 수평적이며, 그것이 분명히 시간에게는 너무 빠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상승의 개념과 싸운다. 시간은 느림을 존중하며, 잃어버린 순간들을 되찾도록 우리를 이끄는, 영원히 우회하는 듯한 느낌을 사랑한다. 시간은 게으르다. 그것은 재촉받는 것을 싫어하며, 완성의 개념을 용납하지 못한다.
- 밤에 걸을 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천천히 간다.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대기 전체가 우리를 밤의 깊은 곳에 붙잡아 두기 때문이다.
- 시간은 지각되기 위하여 약간의 쉼을 필요로 한다.
- 건축은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기계이다. 건축은 늦춰진 시간이다.
- 왜 사람들은 순간순간들이 너무 느리고 시간이 너무 긴 것을 두려워 하는가? 건축은 시간의 흐름이 천천히 투영되는 해시계이다.
- 건축은 우리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을 늦추고 그것을 다르게 지각하게 하는 이러한 반복을 느끼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시간의 추이를 감상하게 하기 위하여 느림을 이용한다.
- 건축에 부과된 과업들 중 하나는 시간에게 모습을 되돌려주는 것인데, 그것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느리게 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 잠시의 쉽을 선물로 주기 위하여, 경과하는 시간을 연장하고 거리를 늘리기 때문이다.
- 평면은 기울어지고 융기하며 앞으로 나아가거나 멈추며 걸음을 인도한다. 자연과 천장은 대화하고 우리가 알지도 못한 채 우리가 동행하는 그 속삭임에 귀를 기울인다.
- 걸음은 공간의 움직임을 유발한다.

느림의 건축을 위하여, 로랑 보두앵

‘언제나 가장 빠르고 편리한 것이 좋은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느림에 관한 고민이 들어있다.
느린 공간에 대하여 그것은 한정된 면적 또는 부피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단계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이라 정의하였으며, 단계를 다양화하고 여러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계획하기 위해 긴 동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Are Fastest, easiest things always good?' I asked when I started this project.
I defined 'Slow Space' being able to do a variety of actions in the limited space. And for that, this limited space should have long paths having many steps and programs.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구성하는가에 대한 고민에서는, 사용자가 시간의 흐름을 잊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바닥이었던 면이 벽이 되고, 천장이 되었다가 다시 바닥이 되는 폴딩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에 맞춰서 사용자는 이동하게 될 것이고, 행동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 공간을 나누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며 그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공간을 나누고 있는 벽 그 자체인 것이다.

So language of designing space was 'folding' which can make the user forget about time-flow. Floors becomes the walls and ceilings, then they can be the floors again. With this folding walls, the user can move around, act, take a rest. Though it is very small, limited space, but the user can use this space many different ways with space-dividing walls.

‘느림’을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동선을 늘려 가장 긴 길이인 12m가 24m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장축방향의 레이어와 단축 방향의 레이어, 두 가지 레이어가 겹쳐지면서 공간을 이루게 되는데, 장축 방향의 축을 틀어서 더 동선을 길게 한다. 단축 방향의 레이어는 시각적 관통이 가능하게 하며 이 두 개의 레이어는 끊이지 않고 이어져 동선이 더욱 강조될 수 있도록 한다.

벽이 90도로 만나지 않기 때문에 비효율적일 수 있다.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는 데에도, 투명한 벽 뒤로 보이는 공간으로 가기 위해서 돌아 가야 한다. 불편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레이어가 만나는 틈새가 단지 불필요한 죽은 고간이 아니라 어떠한 재밌는 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다. 넓고, 높은, 반듯한 공간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공간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

레이어 두 개가 겹쳐지는 부분에서 여러 공간이 생성되는데, 그곳에서 사용자는 느린 행동을 한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차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명상을 하고 음악을 듣는 식이다. 여기서 사람이 서고, 앉고, 눕는 공간이 나뉜다.

공간을 계획할 때 ‘느림’에 관한 정의를 불편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라고 했기에 공간은 다양하게 분절되고, 동선은 최대한 길어졌다. 그러나 ‘느림’에 대한 다른 정의를 생각해 볼 때, 꼭 단계가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주 단순하고 간결할 때 시간이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은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고,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이 공간의 한계점이 있다. 

 
 
As Time Goes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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