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바람의 섬

눈이 내리는 바람의 섬

내가 제주도에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기억은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랬듯이 제주도는 나에게도 치유의 섬이었고, 여유를 되찾는 장소가 되어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열하는 태양의 섬이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문득 겨울의 한가운데에 제주도를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의 제주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여름이 그랬듯이 정말로 따뜻한 겨울 일지, 아니라면 그래도 겨울은 겨울 일지. 푸르렀던 바다와 나무가 색이 빠지면 제주도는 어떤 색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진 나머지 무작정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제주도에서 3번의 밤과 4번의 낮을 보냈다. 따뜻한 남쪽의 섬을 기대하고 갔지만, 제주도에서 머무는 시간 내내 눈이 내렸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제주도가 바람과 돌과 여자의 섬이라는 것이 다시금 떠올랐다. 아, 겨울의 제주도는 그냥 바람의 섬이 아니라 눈까지 내리는 바람의 섬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날씨가 바뀌는 예측 못 할 변덕의 섬이기도 했다.

 

아래의 영상은 제주도에서 찍은 것들을 가지고 만든 짧은 스케치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서 일부러 1분으로 맞춰 만든 것. 그러나 역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풀영상을 감상하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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