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전공한다는 것, 2011

 

내가 건축학이 전공이라고 하면 다들 하는 말은 거의 대부분 비슷하다.

 '힘들겠다.'

이게 참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한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난 그것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금요일이 파이널이었는데, 난 일주일 동안 집에 두 번인가 들어오고, 밤은 한 번인가 빼고 다 새버렸다. 중고등학교에 이어 재수 때까지도 아무리 졸려도 책상에서 엎드려 못 자던 나는 결국 엎드려 자는 데에 능통하게 되었고, 학교에서 일어나 새벽에 샤워실에 가 샤워하고 내려와 다시금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몇 시인지 가늠을 할 수 없어졌고, 낮인지 밤인지 상관이 없었고, 하루종일 햇빛을 못 보고 지나갈 때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나에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난 또 다시 건축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게 참 웃긴 것이 우리들과 '설계'는 애증의 관계 같은 것이어서 마구 화내면서 마감을 마쳐도 결국 또 다시 설계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설계 자체는 재밌고 즐거운데 너무 많이 오랜 시간 하게 되기 때문에 지치고 미운 것이다. 내 동생에게 그 과정을 설명할 때엔 만화책을 밤새 읽었는데 또 읽으라고, 밥도 안 먹고 계속 자지 말고 또 읽으면 지긋지긋하지 않겠냐고 설명했었다.

과정이 힘들긴 해도 나는 어떠한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또는 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전공이 좋고, 시각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좋고, 내 생각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되어가는 것이 좋다. 난 한 곳에 틀여박혀 문제풀이만 하고 있는 것도 질색이고, 꿈 꾸는 듯 망상만 펼치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   한 학기 설계 스튜디오가 끝이 났다.

다시 시작해야겠다. 방학이 시작될 테니.

장석주 시인의 글에서,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