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순간

봄이 오는 순간

겨울에는 고목인줄 알았다. 다시는 잎이 새로 피어나지 않을 것처럼 생겼었다. 주위엔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시멘트 바닥 주차장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왜 나무 한 그루만 남겨져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컸다.

그리고 봄이 오기 시작했다.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참 놀랍고 경이로운 일이다. 하루 하루가 달랐다. 그 변화를 눈치채긴 쉽지 않지만, 일단 발견하고나면 질리지 않는다. 아마 그래도 다들 1년 사계절 열심히 산을 오르는 것이리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변화가 보일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앙상했던 나무는 점점 초록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잎의 모양을 보고 깨달았다. 아주 낯설게 느껴졌던 그 나무는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한 수종이었다. 공장 한 가운데에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아마 가을에 가장 예쁠 것이다.

이 은행나무는 당시에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김종필 씨가 와서 심으신 것이라고. 성수 근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던 지금의 이곳은 겨우 3층짜리일 뿐이고, 층계와 층계 사이에 참이 없어서 계단을 오를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알로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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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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