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두 번째 메인

브런치, 두 번째 메인

브런치의 가장 큰 장점은 핸드폰이든, PC든 상관없이 일관된 내용과 디자인 그리고 편의성이라고 보았다. 특히 세심하게 골라지는 글들을 읽는 맛이 좋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앱으로 접속을 하면 사용자의 읽기 패턴을 분석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추천글을 올려준다. IT 관련 글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관련 이슈를 계속 띄워주고, 여행 관련 글들을 자꾸 클릭하는 사람이라면 여행 관련 글들을 계속 노출시켜주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개편이 있고 난 뒤부터 가끔 알림을 확인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핸드폰으로 브런치를 접속하는 횟수가 줄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앱으로 들어가서 글을 읽는 횟수가 확연히 줄었다. 나의 관심사를 쫓아와 주는 것은 감사하지만, 관련 글들의 공급이 부족한지 자꾸만 똑같은 글들이 올라와 지겨움마저 느껴졌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수건을 예쁘게 접는 법에 관한 글은 한 다섯 번 본 것 같다. 또 내가 쓴 글을 '나를 위한 브런치'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다시 추천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엔 브런치의 추천글을 모아서 보여주는 PC로 브런치에 접속을 자주 한다. 아직은 기계가 골라주는 글보다는 사람이 직접 골라 띄워주는 글이 더 읽기 좋았다. 기계가 글의 종류를 분류해 선택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읽고 어떤 생각에 의해 선택된 글이 더 가치가 있다.

어느 날, 다시 한번 브런치가 추천하는 글에 내가 쓴 글이 올라왔다. 또 서점에 대한 이야기였다. 건축을 설명하는 글이 인상 깊었던 것인지, 서점을 소개하는 글이라서 좋았던 것인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감사한 일이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시작해서 아직도 부끄러운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부끄러움과 별개로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캡처는 꼼꼼히 해두었다.

이번에는 다음 포털 메인에서도 내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항상 누군가의 글이 올라오는 것만 보다가 내 글이 뜬 것을 보니까 왠지 합성 같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다음에 뜬 것은 왠지 브런치 메인보다 더 신기해서, 캡처본을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엄마, 내가 글을 쓰기로 했었다고 저번에 말했었잖아. 기억나?"
"응. 기억나지."
"그런데 다음 메인에 내가 쓴 글이 올라왔어. 여기 봐봐."

엄마는 두 눈으로 다음 메인에 뜬 내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내 글을 읽을 생각은 안 하고 이모들에게 전화부터 했다. 지금 얼른 들어가서 보라고, 전화를 몇 통 돌렸다.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이제 엄마와 아빠도 알고, 이모도 알고, 삼촌도 알고, 할머니도 알고 계시고, 심지어 미용실 언니도 안다. 부끄럽다.

브런치의 페이스북에서도 링크를 발견했다. 감사할 따름. 신기할 따름. 아직 얼떨떨해서, 익숙하지 않아서, 이렇게 캡처도 하고 인증도 해야 왠지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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